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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이온 배터리, 차세대 기술로는?

by 레츠기린 2025. 9. 10.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간헐성 문제입니다. 태양광은 햇빛이 있을 때만, 또 풍력은 바람이 불어야만 전기를 생산합니다. 전력 수요와 공급이 항상 일치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 시스템을 위해서는 ‘저장’이 꼭 필요합니다.

과거 전력 시스템은 대형 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를 중심으로 가동되었고, 필요할 때 발전량을 늘려 공급을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제로 전환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수요가 공급의 불확실성을 감당해야 하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에너지 저장 기술이 재생에너지 확산의 열쇠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저장 기술이 발전하면 낮에 생산된 태양광 전기를 밤에 사용하거나, 바람이 강할 때 남는 전력을 보관해두었다가 무풍 시기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전기를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전력망 안정화, 전기차 구동,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등 미래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인프라가 되는 것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 – 현재를 지탱하는 핵심

오늘날 가장 널리 활용되는 저장 기술은 리튬이온 배터리입니다. 스마트폰부터 노트북, 전기차, 그리고 대규모 전력망용 ESS까지,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저장 시장의 절대 강자라 할 수 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목받는 이유는 높은 에너지 밀도, 긴 수명, 충전과 방전 효율 덕분입니다. 동일한 무게에서 더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고, 수백 번 충전과 방전을 반복해도 안정성을 유지합니다. 전기차 산업의 폭발적 성장은 바로 이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 발전이 뒷받침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합니다. 충전 중 발열, 폭발 가능성이 있어 관리가 까다롭다는 안전성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리고 원자재인 코발트, 니켈 등 희소 금속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가격 변동과 공급망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또한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이론적 한계가 존재하여, 장기적으로는 차세대 기술이 필요합니다.

현재 전 세계 배터리 기업들이 경쟁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 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당장은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차세대 기술이 상용화되면 판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고체 배터리 –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이유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후보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전고체 배터리입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지만, 전고체 배터리는 이름 그대로 고체 전해질을 사용합니다.

이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로, 액체 전해질은 발화 위험이 있지만, 고체 전해질은 안정성이 훨씬 높습니다.

둘째, 전고체 배터리는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전기차 주행거리를 대폭 늘릴 수 있습니다. 셋째,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면 이온 전도성이 개선되어 충·방전 속도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도요타,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글로벌 기업들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도요타는 2027~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삼성은 소형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이미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고체 전해질의 제조 비용이 높고, 대량생산 공정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으며, 장기 신뢰성 확보도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당분간은 리튬이온과 전고체가 공존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소 저장 기술 – 또 하나의 게임체인저

전기만 저장하는 배터리 외에도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은 수소 저장 기술입니다. 수소는 에너지를 직접 저장할 수 있는 매개체로, 장기간 저장과 대규모 운송이 가능합니다. 즉, ‘에너지의 보관·운송·활용’을 모두 가능하게 하는 미래형 솔루션입니다.

수소 저장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1. 기체 저장: 압축을 통해 고압 탱크에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단순하지만 압력 관리가 까다롭습니다.

2. 액체 저장: 극저온(-253℃)에서 액화하여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에너지 밀도는 높지만 냉각 비용이 큽니다.

3. 고체 저장: 금속 수소화물이나 나노 소재를 활용해 수소를 안정적으로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기술적 난도가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장 유망합니다.

수소 저장 기술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에너지 저장을 넘어, 수소 경제 전체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얻은 전력을 수전해로 수소로 전환해 저장하면, 계절 단위의 에너지 불균형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수소는 발전뿐 아니라 교통, 산업, 난방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어, 에너지 전환의 핵심 인프라가 됩니다.

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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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전망 

에너지 저장 혁신의 미래는 단일 기술이 아닌 융합과 다변화로 나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단기적으로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여전히 주력으로 사용되겠지만,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전기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동시에, 수소 저장 기술은 대규모 전력망과 산업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입니다.

또한 디지털 기술과의 융합도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AI 기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스마트 그리드와의 연계, 재활용·리사이클링 기술이 함께 발전하면서, 단순히 저장 효율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에너지 시스템 전체의 최적화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한국 역시 세계적인 배터리 강국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전고체 배터리와 수소 저장 기술 모두에서 글로벌 선두주자가 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든 상태입니다. 앞으로 10~20년은 에너지 저장 기술의 대격변기라 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에너지 산업과 교통, 도시, 나아가 우리의 일상까지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신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에너지 저장은 더 이상 보조 기술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시대의 핵심 인프라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가 현재를 지탱한다면, 전고체와 수소 저장 기술은 미래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들 기술의 발전은 단순히 전기를 효율적으로 쓰는 차원을 넘어,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지속 가능한 사회 구축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국과 기업들은 에너지 저장 기술 경쟁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승자는 단순히 기술력만이 아니라, 안정성, 경제성, 지속 가능성을 모두 확보하는 곳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혁신의 결과는 우리 모두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입니다.